
그녀는 정말 완벽하다.
그녀는 아담하고 예쁘다.
그녀는 일도 완벽하게 잘한다.
그녀는 스타일도 좋다.
그녀는 성격도 좋다.
그녀는 카리스마도 있다.
그녀는 결혼도 했고, 가정도 멋지게 꾸려가는 40대 중반의 커리어우먼이다.
그녀는 짜증나게도 내 상사다.
세상에는 참 멋진 사람이 많다. 그런데 그녀는 완벽하다. 그렇다고 성격이 안 좋은 것도 아니다. 직장동료도 엄마 같이 잘 챙기면서 팀을 아주 훌륭하게 이끌어 간다. 더구나 인간적인 빈틈이 있어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.
그녀의 정숙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은 우리들 사이에서 주로 화자된다.
가끔, 예민할 때가 있다. 하지만 살면서 그 정도의 예민함은 애교다.
그녀는 우리 회사에서 정말 존경 받는 우리 팀장이기도 하다.
우리 팀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자문위원으로 어떤 한 분을 모시게 되었다. 그는 우리 업계에서 꽤 유명한 분으로, 우수한 수상 경력과 공중파 방송에도 종종 얼굴을 비추는 우리 팀장의 대학 친구였다. 우리는 그런 유명인사를 모시게 되어 꽤 설레였다. 세련된 언변에 말끔한 차림, 사뭇 날카로운, 하지만 나이에 비해 젊어보이는 준수한 외모. 여자 팀원들은 더더욱 설레였을 것이다. 그런 분을 모시게 된 것 역시 우리 팀장의 힘이 컸다.
자문위원과 회의가 잡힌 날.
"오우, 여전히 아름다운데?"
자문위원이 회의실에 들어와 우리 팀장님께 처음 한 말이었다.
대학 동창이라는 그와 우리 팀장님은 오래 만난 듯 가벼운 농담도 해가며 편안하게 회의를 이끌어 갔고,
그 편안한 관계에 팀원들은 부러움에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.
"대학 때 저 분과 캠퍼스 커플 아니었을까?"
"왠지 자문위원님이 우리 팀장님 짝사랑 한 것 같기도 하고!!"
평소에도 스타일이 좋기로 소문난 우리 팀장님은 그날 따라 더 빛이 나 보이는 거다.
평소 입던 정장에 헤어스타일.
늘 그렇듯 상대를 위한 배려.
왜그렇지? 뭐가 바뀐거지?
우리는 도대체 팀장님이 무슨 마법을 부린걸까 분석하기 시작했다.
"유레카!!!"
팀원 중 한 명이 드디어 발견했다.
"스타킹!!"
"으잉?"
"스타킹이 예술이야."
과연 그랬다. 살색이 조금 비치는 검정색에 고급스러운 문양이 옆선에 수 놓아져 있는,
우리 팀장님의 엘레강스하고 골져스한 이미지를 한껏 올려주는 그런 스타킹.
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팀장님의 아름다운 스타킹.
지하상가, 편의점에서는 살 수 없는 고급 스타킹이었다.
우리는 세심하면서도 무심한 듯 멋을 부린 그녀의 센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.
"아..정말 우리 팀장님은 젊었을 때 연애도 잘 했을 거야."
"정말 졌다. 졌어.."
젊음으로 이기지 못하는 뭔가의 완숙미.
그날의 회의는 정말 순조롭게 진행되었고, 결국 꽤 그럴 듯한 실적으로 이어졌다.
일 역시 사람이 하는 일.
예쁘게 보이는 것도 전략. 상대의 마음을 얻어내는 것도 능력.
우리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.
그날 이후 그녀의 별명은 "스타퀸"이 되었다.
그녀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지키면서 포용력 있는 리더쉽으로 일을 이끌어가는 최고의 커리어우먼이었다.
2013 by. sj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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